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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콩깍지 사랑...
권경달 2014-08-07 추천 1 댓글 2 조회 1055

2박 3일의 가족 여행을 위하여 아내는 새벽 일찍 가방을 챙기느라 분주하였다.

먹는 듯 마는 듯 한 아침 식사를 끝내고 온 가족이 모여 가정예배를 드리고 집을 나섰다. 아침나절이라 무더운 날씨가 아니어서 너무 좋았다.

복닥거리지 않는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의 간식은 약간의 배고픔을 채워 주었고, 낙동강을 내려다보며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중부내륙 고속도로 휴게소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들과 딸을 위해 2시간여를 달려 새로 단장한 지인의 수영장을 찾았다.  멋스러운 수영장 까페와 깔끔한 시설, 다양한 풀과 편안한 사우나 도크까지 설치되어 있어서 아이들은 신이 났다. 더불어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을 수 있었으니 더 신났다.
그것도 공짜로 먹었으니 즐거운 비명이 멈추질 않았다.

더 놀고 싶다는 아이들의 바램을 뒤로하고 역사와 과학이 어우러져 있는 의성과, 신비의 얼음골이 있는 청송을 거쳐 백암산 아래에 자리 잡은 리조트에 도착했다.

데크가 있는 야외 커피숍에서 온 가족이 저녁식사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들의 화두는 과학자의 꿈을, 딸의 화두는 가족의 행복을, 아내와 나의 화두는 직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 교육을 화두로 삼았다.

그러나 공통된 최고의 화두는 가족이었고 하나님이었다.

“하나님이 우리 가족을 지금처럼 행복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과 기대는 믿고 바라는 것의 실상이고, “엄마 아빠를 사랑한다”는 고백에는 자녀가 우리의 기업임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사랑받을 만한 부모의 자격도 갖추지 못하였건만 아이들은 부모를 사랑한다고 연신 거칠어진 피부에 뽀뽀를 해댔다.

부모를 향한 아이들의 콩깍지 사랑이 참 좋았다.

‘저 콩깍지가 우리들이 살아 있을 때까지 였으면....’하는 욕심을 내어 보았다.

아이들에게 고마웠고 감사했다.

종종 내가 아내를 향해 “당신을 처음 만날 때부터 생긴 콩깍지 feel 이 30년까지는 벗겨지지 말아야 할텐데....”라며 립 서비스가 아닌 진정한 멘트를 날릴 때가 많다.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밤을 새워 쫒아 다니며 애걸복걸 했던 것도, 때로는 목소리로 편지로 음악으로 사랑을 전하고자 몸부림 쳤던 것도 콩깍지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재도 그 콩깍지가 유효하게 진행 중이지만 난 아내에게 늘 고맙게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모자라고 어설프고 부족한 콩깍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포용해주기에 더 감사하다.

[콩깍지]를 사전적인 의미로 해석해 보면 콩을 떨어낸 껍데기를 의미하는 말이지만, 비유적 의미로는 눈을 가려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상징물로 쓰인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건데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자존심을 버리는 것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마이너스의 상징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깍지”의 의미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이며, 생활의 순기능을 부여하기도 하는 것 같다.

이번 가족 여행에서는 ‘콩깍지 사랑’을 화두로 올리고 또한 그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어서 참 좋은 여행이었다.

이제 이것을 가족들만이 누리는 ‘사랑’으로 한계를 두지 말고, 하나님을 향해서 그리고 믿음의 공동체를 위해서 승화시킬 과제로 삼아야 되겠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를 깊이 묵상해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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